전 지금까지 일본에 택배를 20번 정도 보낸 것 같습니다. 가족이 일본에서 사는데 김치, 김, 참기름과 같은 한국 음식이나 홍삼 액기스와 같은 영양식품을 보내기 위함이죠. 보내는 방법은 주로 우체국 EMS를 이용했는데요, 해서 오늘은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일본으로 우체국 EMS 보내는 방법에 대해 적어 볼까 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전체적인 내용을 미리 압축해 말씀드리자면, EMS는 국내 택배와 마찬가지로 '포장 - 주소 입력 - 발송' 세 단계를 거치는데 아무래도 외국으로 보내는 터라 국내 택배보단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그리고 처음엔 복잡하게 느껴지고 어려울 수 있는데, 딱 한 번만 하면 그다음부턴 굉장히 쉬워집니다.
글은 핵심 내용을 빠르게 훑은 다음에 그간 제가 경험하며 얻은 정보를 적는 방식으로 구성하겠습니다.
1. 포장 단계
일단 포장을 하려면 택배 박스가 있어야겠죠? 박스는 집에 있는 걸 사용하셔도 되고 동네 마트 같은 곳에서 나오는 박스를 사용해도 됩니다. 라면 박스, 과자 박스, 받았던 택배 박스 등등 아무거나 상관이 없습니다. 만약 마땅한 박스가 없으면 우체국에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박스를 구했으면 이제 포장을 해야 하는데 되도록 최대한 꼼꼼히 포장하시고, 샐 수 있는 국물 같은 건 2중 3중 포장을 하셔야 하며, 깨지기 쉬운 건 되도록 안 보내는 게 낫습니다.
특히 김치의 경우 운송 도중 터져서 국물이 새기라도 하면, 내 택배뿐만 아니라 남의 택배에도 피해가 가기 때문에 아주 큰 일을 겪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김치 보낼 생각이시라면 아주 꼼꼼하게 포장을 하셔야 합니다.
만약 포장이 어렵거나 '이래도 안전하게 도착할까' 하는 등 불안하다면 유료로 포장을 해주는 분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보통 '우편취급소'가 아닌 큰 '우체국'에 가면 계시곤 합니다. 다만 제가 다녀 보니 지역에 따라 그런 서비스가 없는 우체국도 있으니 방문 전에 연락을 해 보는 게 좋습니다.
2. 주소 입력 단계
택배를 받는 사람에게 정확한 주소를 받는 게 중요합니다. 되도록 영어로 받으시고요 전화번호는 물론이거니와 우편번호 꼭, 꼭 받아두세요.
만약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주소를 받으셨을 경우엔 그 주소를 영어로 변환하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변환 방법은, 일본어를 잘 모를 경우엔 인터넷에서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는 게 최곱니다. 네이버 지식인이나 아하와 같은 곳에서 말이죠. 주소를 사진 찍어 올리면 친절하게 잘 알려줍니다.
참고로 일본으로 보내는데 일본어로 적으면 되지 왜 영어로 변환을 하냐면 그 주소를 우리 한국 우체국에서도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우체국에는 일본어를 아는 분보단 영어를 아는 분이 훨씬 많겠지요.
주소 입력은 우체국 어플을 통한 입력을 추천합니다. 이걸 '사전 접수'라고 하는데 한 번 입력해 두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고 요금도 5% 할인이 됩니다. 그리고 이용 방법을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체국 어플 실행 후 화면 가운데 있는 '간편 사전접수'를 누른 후 원하는 발송 방법을 선택하세요.
그 이후 주소를 입력하는 화면이 나오는데 한국 주소는 한국어로 입력하면 자동으로 영어 변환이 됩니다.
다음으로 일본 주소는...
화면 위쪽에 있는 수신 국가를 일본으로 바꾸고 바로 아래에 우편번호 입력 후 '우편번호 검색'을 누르면 주소가 자동으로 입력이 됩니다.
그래서 받는 분께 반드시 우편번호를 꼭 받으셔야 합니다. 못 받았을 경우엔 네이버 지식인 등을 통해 물어서라도 아는 게 좋습니다.
아무튼 우편번호 입력 후 검색을 누르면 자동으로 주소가 입력되는데, 우리나라로 따지면 '서울시 종로구 종로 1가' 딱 여기까지만 입력이 됩니다. 이후 숫자는 직접 입력하시면 됩니다. 위 사진에서 SHINJUKU-KU 다음에 나오는 '2-8-1'이 직접 입력해야 하는 숫자입니다.
그 이후 전화번호 넣고 이메일 넣으면 주소는 입력이 완료됩니다
마지막으로 무엇을 보내는지 세관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HSCODE 숫자를 넣고 내용품명을 영어로 적어야 합니다. 이는 위 사진에 빨간 네모 친 부분에 한국어로 입력을 한 후 'HS검색'을 누르면 자동으로 입력이 되니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개수, 가격, 중량을 적을 땐 아래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HSCODE 검색란에 한국어로 검색하면 웬만한 건 다 나옵니다.
정확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예) 톳의 경우 건미역으로 보내도 통과
제 경험에 의하면 상자 안에 들은 물건을 전부 다 입력 안 하고 굵직한 것만 입력해도 문제없었습니다.
예) 20kg 택배 보내며 헤어밴드 1개 정도는 안 적어도 문제없더군요.
상품 금액 적는 란에 너무 비싸게 적으면 세금이 붙습니다.
중량은 대략 적어도 별 문제없었습니다.
이렇게 박스를 포장하고 주소 입력을 마쳤으면 이제 우체국으로 향하면 됩니다
3. 발송 단계
발송은 사실 크게 뭐 없습니다. 우체국 가서 저울에 택배 상자 올리고 비용을 지불하면 끝이죠.
해서 말씀드릴 내용은 딱히 없기에 경험을 통해 얻은 정보를 좀 적어 보겠습니다.
요금은 21kg 보낼 때 약 11만 원 나왔습니다.
적을 땐 300g짜리 보내면서 2만 8천 원 냈습니다.
요금은 무게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박스 크기에 따라서도 약간 다릅니다. 무조건 큰 박스보다는 보낼 짐에 맞는 박스로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배달 기간은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 7일가량 걸립니다. 월요일에 보내면 돌아오는 일요일이나 월요일에 도착합니다.
전염병, 태풍, 지진 등의 특별한 일이 발생할 경우 상당히 오래 걸립니다. 코로나 때 보냈다가 보름이 걸렸던 적도 있습니다.
보통 택배 물량이 우체국에서 점심시간 무렵에 출발을 합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보내고 싶으시다면 오전에 보내는 게 좋습니다.
4. 경험에서 얻은 정보
마지막으로 제가 그동안 일본으로 EMS를 보내며 얻은 경험 몇 가지를 적어 보겠습니다
강조해도 모자랄 김치
일본으로 김치를 보낼 수 있긴 한데 포장을 정말 꼼꼼하게 하셔야 합니다.
우체국에서 택배 접수할 때 김치가 들어있다 하면 보낼 직원분이 '깡통'에 넣었느냐 물으며 안 넣었을 경우 넣으라 요구할 겁니다.
깡통이 뭐냐면 페인트통 같이 생긴 큰 통을 이야기합니다. 국물이 새더라도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는 용기를 뜻합니다.
우체국에서 요구하는 김치 포장의 정석은 김치를 비닐 포장 후 깡통에 넣은 후 다시 스티로폼 박스에 넣는 3중 포장입니다. 상당히 깐깐한데, 가방 같은 데다 김치 국물을 흘려 본 분이라면 왜 그런 요구를 하는지 이해가 될 겁니다.
저도 처음엔 비닐 + 깡통 + 스티로폼 박스로 보냈는데 그다음부턴 비닐 + 스티로폼에만 넣어도 가긴 하더군요. 다만 이렇게 했다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보내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김치의 경우 추운 겨울이 아니면 안 보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김치 보낼 땐 스티로폼 박스에 아이스팩 넣어 보내는데 겨울이 아니면 가는 동안 다 쉰 김치가 되더군요.
가끔 일본 사정에 따라 김치를 아얘 안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우체국 홈페이지에 공지를 하니 우체국 홈페이지나 전화 확인을 먼저 하시기 바랍니다.
채소나 과일이 그려진 박스는 피하자
채소나 과일은 해당 국가에 없는 생태교란종이거나 해당 국가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병균, 벌레 등이 숨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통관 절차를 까다롭게 한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박스 안에 채소나 과일이 없다 하더라도 겉에 그런 그림이 그려져 있으면 조금 더 주의 깊게 볼 가능성이 있고, 정말 드문 일이긴 하지만 박스를 개봉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더군요.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과일이나 채소의 이름이 영어로 적힌 박스도 썩 반기진 않을 거라 하네요.
이 내용이 진실일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다른 박스도 널리고 널렸으니 채소나 과일이 그려진 박스는 굳이 안 쓰는 게 좋아 보입니다.
바코드가 그려진 박스도 피하자
택배가 오가는 과정에서 바코드로 일을 처리하는데 그 과정에서 정말 재수가 없으면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합니다.
박스에 바코드가 그려진 것뿐만 아니라 다른 택배 용지가 붙어 있는 경우도 용지에 바코드가 있으니 마찬가지이고 말이죠.
해서 바코드가 있으면 매직으로 칠하던가 아니면 종이를 붙여 가리는 조치를 취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그 외 정보
위에서 말씀드렸듯 채소나 과일 그리고 꽃 등은 보낼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되도록 안 보내는 게 좋습니다.
특히 씨앗이 들어있는 모든 것들은 안 보내는 게 좋습니다.
동물의 피가 함유된 것도 안 보내는 게 좋습니다.
예) 녹용
약품의 경우 처방전이 필요한 약은 영문 처방전과 함께 보내는 게 좋습니다. 일본 세관에서 문제를 안 삼으면 괜찮은데 문제를 삼을 경우 일이 복잡해 집니다.
예)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산 소화제 : 별 문제 없음
예) 병원에서 처방전 받아 받은 감기약 : 문제가 생길 수 있음
5. 마무리 지으며
바다 건너 국가에 택배를 보내는 일이란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처음에만 어렵기 딱 한 번만 해내면 그다음부턴 굉장히 쉬워집니다. 그러니 이 글을 보는 분 중 국제 택배를 한 번도 보내지 않은 분이 계시다면 겁내지 말고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만 '이거 보내도 괜찮으려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반드시 우체국에 물어본 후 보내시는 걸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아는 선에선 최대한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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