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종로 광장시장에 들렀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렀을 땐 코로나 이전인지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로 북적거렸고 외국인지 순대랑 빈대떡 먹는 장면을 참 신기하게 바라봤는데 오늘날 한적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이왕 온 김에 뭣 좀 먹을 생각으로 박가네 빈대떡에 들어섭니다.
평소라면 노상에 앉았을 텐데 오늘은 손님과 함께라 구색을 갖춘 곳으로 정했습니다.
정말이지 이 부근 가게들은 많이 깔끔해졌습니다.
그런데 왠지 예전 모습이 더 좋게만 느껴집니다.
이 집은 육회가 유명한데 육회만 가지곤 배가 찰 리가 없기에 이것저것 주문해봤습니다.
▣ 육회 (₩15,000)
육회는 이 가게의 명함과도 같은 음식.
야들야들 부드러운 식감이 입을 즐겁게 해 줍니다.
노른자를 풀어 배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은 배가됩니다.
▣ 빈대떡 (₩5,000)
육회가 이 가게의 명함이라 하면 빈대떡은 이 시장의 정체성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건 바깥 노상이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겉은 바삭하게 잘 지졌는데 속 내용물 균형이 영 좋지 않습니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굳이 먹을 것 까진 아닙니다.
▣ 고기완자 (₩6,000)
반면 빈대떡 친구 격인 고기 완자는 제대로 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돼지의 기름진 맛이 배어있는데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게 잘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내용물 간 균형과 조합이 알맞습니다.
▣ 광화문 막걸리 (₩4,000)
지짐이 먹었으면 막걸리 넘겨줘야 몸에 대한 예의입니다.
이 집엔 광화문 막걸리가 있는데 '광화문'이란 이름에 걸맞게 이 근방에서만 취급을, 그것도 일일 한정된 수량만 생산합니다.
싱싱한 맛과 목 넘김을 맛볼 수 있으니 눈에 띄거든 한 번쯤은 드셔 보시기를 권합니다.
▣ 마약김밥 (₩5,000)
갑자기 쌀이 넣고 싶어 김밥을 시켰는데 큰 실수였습니다.
모름지기 꼬마김밥은 내용물이 삐죽삐죽 튀어나와야 올바른 자세인 법인데 영 부실하고 겨자 소스도 특색이 없습니다.
이거 먹을 바엔 고기 완자 하나 더 먹는 게 나아 보입니다.
총평을 하자면 맛이 들쭉날쭉합니다.
뭐, 한 식당에서 모든 메뉴가 다 맛있을 순 없지만 편차가 큰 건 불안요소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만약 여기를 방문하시게 된다면 육회랑 고기완자 정도만 즐기는 선택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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