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숭실대 :: 24시 만화카페 쉼표 :: 책, 공간, 먹을거리 리뷰

시간을 때울 장소가 필요해졌다...

 

얼마 전 갑자기 약속이 취소되어 반나절 정도 시간을 때워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날이라도 좋으면 여기저기 다니며 구경이라도 할텐데 미세먼지 때문에 바깥 활동은 포기, 어디로 갈까 하다가 가까운 곳에 만화카페가 있기에 한 번 가봤는데 다른 사람에게 소개 해 주고 싶을 만큼 만족스럽더군요. 그리고 그 이후에도 몇 번 다니며 기록을 남겼기에 오늘은 그것들을 꺼내볼까 합니다.

 

 

 

3층 : 만화책이 많음

 

4층 : 소설책만 있음

 

 

흔하지 않아 귀한 24시간 만화카페 쉼표

 

만화카페 쉼표 공간 구성

• 3층 : 카운터, 만화책, 소설책, 어린이 도서 약간
• 4층 : 소설책(무협, 판타지 등등)
• 5층 : 세미나실이라고 하는데 단체로 예약하면 개방해주는 듯

 

'만화카페 쉼표'는 숭실대학교 맞은편 스타벅스 건물 3~5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 구불구불 오르막 길을 지나다보면 신발장이 나오는데 거기서 슬리퍼로 갈아 신은 후 키를 들고 만화카페에 입장하면 됩니다. 총 3만여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 하고요, 3층엔 대부분이 만화책이고 4층은 몽땅 소설책입니다. 각 층마다 책을 볼 수 있는 토굴, 코타츠 등등이 많이 있어서 자리가 부족 할 일은 없어 보입니다. 5층은 평소엔 개방하지 않아 확인 하지 못했습니다.

 

이 만화카페의 가장 큰 장점은 '24시간 운영'입니다. 사실 제가 약속이 취소 된 시간이 오전 7시 조금 넘어서였습니다. 밥을 먹으려 해도 문을 연 식당이 없는 시간이었죠. 그런데 이 만화카페는 문을 활짝 열고 있으니 갈 곳 없는 저에겐 매우 반가웠습니다. 그 이유 뿐 아니더라도 최근에는 24시간 문을 여는 곳은 PC방이나 찜질방 뿐이고 만화카페가 24시간 운영하는 곳은 드문지라 매우 드물더군요. 아마 만화광, 소설광 분들에게는 이보다 귀한 장소는 없을걸요?

 

 

 

 

만화카페 이용 요금

 

• 1시간 : 2,400원
• 1시간 + 음료 : 3,900원
• 3시간 + 음료 : 7,900원
• 5시간 + 음료 : 9,900원
• 2시간(평일) : 3,900원
• 2시간(평일) + 음료 : 4,900원
• 야간 선불권(오후 8시~오전 10시) : 10,000원 (음료 포함)
• 주간 선불권(오전 7시~오후 10시) : 12,000원 (음료 포함)
• 한 달 자유이용권 : 99,000원
• 55,000원 충전권 : 50,000원
• 음료 = 3,000원 제품 한 잔, 차액 발생 시 선불 결제

 

이용 요금을 살펴보면 1시간 요금은 다른 만화방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선불권 시리즈가 대박입니다. 주간 선불권은 15시간에 12,000원, 야간은 14시간에 10,000원. 거기에 음료도 한 잔 껴줍니다. 대박이지요? 야간 선불권 하나 산 다음에 만화 보다가 자고 일어나도 될 정도입니다. 먹을 것도 많이 팔고 맥주도 팝니다! (흐뭇)

 

그리고 만화뿐만 아니라 보드게임도 있고 닌텐도 스위치랑 플스도 빌려줍니다. 보드게임은 무료로 사용하면 되고 닌텐도스위치랑 플스는 2,000원 추가하면 시간이 무제한입니다. 전 둘 다 할 줄 몰라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많은 분들이 삼삼오오 모여 꽤나 재미있게 보드게임을 즐기더군요.

 

 

 

 

 폼 나게 생긴 노블레스 패키지

 

3층엔 만화책이 많다. 매우 많다.

 

이용 요금이 저렴하다 한들 만화책이 적으면 의미가 없겠지요? 그저 제 값을 받는 것뿐일 테니까요. 헌데 여기는 책이 참 많습니다. 과거 인기작은 물론 최근 인기작도 많고 인기 웹툰도 많이 보이더군요. 다만 마니악한 책은 없던데 그건 당연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4층에는 만화책만큼 소설책이 한가득

3층이 만화광을 위한 공간이라 한다면 4층은 소설광, 활자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이라 하겠네요. 각종 소설책들이 잔뜩 준비되어 있더군요. 이 책들 다 읽으려면 몇 달은 여기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책 읽는 공간? 뒹굴거리기 딱 좋은 공간!

 

만화카페 쉼표에는 크게 테이블, 토굴방, 코타츠, 간이침대(?)가 3, 4층에 마련되어 있더군요. 테이블은 생략하고 다른 곳을 간략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만화카페의 기본 소양인 토굴방

토굴방의 세로는 신장 180이 넘는 필자가 발을 뻗고 누워도 남을 만큼 넓고 가로는 사람 둘이 누우면 꽉 찰 정도입니다. 어떤 방은 세 명이 들어가서 보드게임을 하더군요. 이 정도면 토굴방 치고는 쾌적한 편이 속한다 생각합니다. (토굴이라기 보단 개미굴같이 좁은 곳이 많아서...)

 

각 토굴엔 콘센트가 있고 등고 마음대로 켜고 끌 수가 있으니 졸리면 불 끄고 자도 됩니다. 다만 등의 밝기가 어두운 편이라 책 오래 보면 눈이 아프고 무엇보다 누워서 책을 보다 보면 그림자 때문에 잘 안 보이기도 하더군요. 추가금 받더라고 USB 스탠드 같은 거 하나 빌려주면 어떨까 생각을 해봅니다.

 

 

 

토굴방 윗층은 코타츠

1층 토굴방 위엔 코타츠가 있습니다. 코타츠 역시 각각 콘센트가 있고 사방이 탁 트여 답답하지 않고 좋은 반면 바닥이 딱딱하고 방음장치가 없는 관계로 바닥이 울려 층간소음이 발생합니다. 실제가 제가 1층 토굴방에 있는데 윗집 식구들이 장난을 치는지 시끄럽더군요. 어디에서든 서로서로 에티켓을 지키고 살면 좋겠죠?

 

 

 

딱 하나 있는 독립 된 코타츠

4층엔 다른 곳으로부터 시선이 차단된 코타츠 방이 하나 있는데 친구, 연인이 앉아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기엔 딱 좋아 보이더군요. 무엇보다 혼자 떨어져 있기 때문에 층간소음 걱정이 없습니다. 역시 단독주택이 최고입니다... ㅠㅠ

 

다만 사진으로 보이는 것과 같이 턱이 있어서 눕기엔 좀 힘들 것 같습니다.

 

 

 

4층에만 있는 간이침대

4층엔 간이침대가 놓여있는데 정면이 창문이라 밟고 좋더군요. 다만 햇빛이 내리쬐는 날엔 너무 밟아서 눈이 부시더군요. 비 오는 날 빗소리 들으며 책 보기엔 딱 좋을 것 같네요 :)

 

 

 

 

제법 맛난 먹거리

 

라면 + 계란 추가 (3,400원) / 에스프레소 (만화카페 요금에 포함)

라면은 물 조절이 딱 알맞게 되어있는데 면은 꼬들면입니다. 푹 삶은 면 좋아하시는 분들은 따로 말을 하셔야 할 듯합니다.

 

에스프레소는 제법 괜찮습니다. 저는 카페 요금에 포함되어있었지만 따로 값을 매기면 3,000원인데 그 값어치는 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짐작하자면 아메리카노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짜빠게티 (3,900원, 계란은 기본으로 포함)

먹고 싶은 게 생각나지 않을 때는 짜파게티를 추천합니다. 일단 모습이 참 예쁘잖아요. 까만 면, 접시, 계란 흰자의 블랙&화이트 조합에 반숙이라 빛나는 계란 노른자가 포인트를 줍니다. 만약 계란 노른자가 완숙이었으면 예쁨도 덜하고 좀 섭섭했을 거예요 :(

 

맛은 보기에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예쁜 모습만큼 맛도 좋습니다. 젓가락으로 노른자 톡 터트려 면과 비비니 아주 맛있네요.

 

단, 위 사진은 남자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계실 때 주문했던 것인데 다음번에 방문하여 다른 분이 계실 때 시켰더니 노른자가 많이 익어있더군요... 반숙 좋아하시는 분은 주문하실 때 반숙으로 해달라 요청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누들떡볶이 (3,900원)

'누들'떡볶이라는 이름답게 떡이 가늘고 길고 쫄깃하여 정말 면 같이 호로록 넘기는 느낌이 듭니다. 이것도 꽤나 맛나더군요.

 

 

 

김치볶음밥 (4,500원)

이건 솔직히 냉동식품을 볶아 만든 볶음밥 같습니다. 왜냐면 제가 집에서 자주 먹기 때문에 잘 알거든요! 해서 밥만 볶아 나왔으면 너무 뻔하다 생각했을 텐데 계란, 마요네즈, 데리야끼 소스를 추가하여 맛도 외관도 특별하게 탄생이 되었더군요. 보기에도 좋고 맛없기 힘든 단짠 조합인지라 금세 한 그릇 뚝딱 비웠습니다.

 

 

 

치즈케이크 (3,500)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 같습니다. 이것도 그냥 케이크만 달랑 나왔으면 평범했을 텐데 접시에 시럽을 뿌려 눈과 입에 즐거움을 더했네요. 맛은 딱 시중에서 먹던 그런 맛입니다. 커피랑 드시면 더 맛있습니다.

 

 

 

 

 

방문 평 : 마음 편히 쉬었다 가는 '쉼표'

 

만화카페라고 해서 꼭 만화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보드게임을 해도 되고 노트북을 가져와도 되고 잠을 자도 됩니다. 도서관이나 스터디 카페처럼 조용히 있지 않아도 되고 커피숍처럼 의자에만 앉아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말을 하고 싶으면 이야기하고 눕고 싶으면 누우면 됩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 교복을 입고 오는 학생들, 서류가방을 들고 오는 아저씨, 엄마 아빠 손 잡고 온 아이들 등등 남녀노소 불문하고 들어와 눈치 볼 것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머물다 갔습니다. 즉, '쉼표'는 누구라도 마음 편하게 쉬었다 가는 장소라 생각됩니다. 단, 나의 자유는 어디까지나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만 해당된다는 점, 잊지 않아야 하겠죠?

 

 

 

상호 : 만화카페 쉼표 (24시간)

전화 : 02-816-7779

주소 : 서울 동작구 사당로 4 3층 (숭실대학교 맞은편 스타벅스 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