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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시골에서 만난 공원, 강원도 인제

by 오후 4시 33분 2021.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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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많이 덥지 않았던 때에 인제에 있는 신남리를 갔었습니다. 마침 시계탑과 우체국 사이에 오일장이 열렸군요. 이런 강원도 시골마을에 장터라고 해봤자 사과, 상추, 뻥튀기, 고등어 등 흔한 물건들 뿐인지라 도시에 사는 사람 입장에선 딱히 지갑에 손이 갈만한 것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한데, 우리나라 시골 장터가 단순히 거래만을 위해 있겠습니까? 사람 사는 모습도 보고 토속적인 분위기도 느끼고 하는 것이지요. 살짝 구경을 하러 가보니 손님들 대부분은 동네 할머니들, 물건을 사러 온 사람 반 서로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하러 나온 사람 반입니다.

 

 

 

 

대로변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런 모습도 보입니다. 물론 마을 전체가 이러진 않습니다. 제가 한적한 곳을 좋아해서 이런 길로 들어왔을 뿐이지 자동차가 다니는 길에는 무려 맘스터치가 있는 곳입니다!

 

 

 

 

다니다 보니 이런 수돗가도 보입니다. 꼬맹이 때 방학이 되어 시골 할머니 집에 가면 마당에 저런 구조의 물터가 있어 씻기도 하고 사람 없을 때 목욕도 하고 했었습니다. 다만 수도 대신에 지하수 끌어올리는 수동 물펌프랑 놋쇠 대야가 있었지요. 오랜만에 이런 걸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아무튼 오늘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신남리에 있는 공원입니다. 사진의 길을 따라가 조금만 가면 나오는데요, 실은 이 근처는 몇 번 와봤지만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다 저 '인제천리길'이라는 팻말이 눈에 들어와 한 번 살짝 발이라도 담가볼까 하는 호기심 때문에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알고 보니 저 인제천리길을 가려면 사진의 정면이 아니라 아니라 반대쪽으로 가야 했습니다. 즉 저는 반대방향을 정방향이라 생각하고 갔던 것이죠. 때론 이렇게 행운도 오는가 봅니다. 그리고 저 길의 별칭이 '인제가면언제오나길' 이라는데... 기억에 잘 남기는 하겠지만 바꾸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팻말에서 몇 발자국만 올라오면 저런 안내석이 보입니다. 

 

 

 

 

그리고 오른쪽 내리막길 따라 이렇게 입구가 있는데 경사가 크게 가파르지 않습니다. 다리가 많이 불편하지 않으면 갈만한 수준입니다.

 

 

 

 

공원 입구입니다. 입구가 좁고 나무가 자리하고 있어 밖에서는 안쪽 일부만 시야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몇 걸음 걸으면 점차 넓은 공간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내가 어떤 공간으로 들어왔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전달해 줍니다. 또, 나무들이 주변을 감싸고 있어 외부로부터의 눈이 차단이 된다는 생각에 꼭 비밀스러운 장소에 온 것 같다는 감흥도 생깁니다.

 

 

 

 

바닥은 밟기 좋게 듬성듬성 돌을 깔아 두었는데 크게 세를 펼친 토끼풀 때문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 녀석들이 흙길 따라 길게 피어있거나 다른 식물들 사이에서 자라는 모습은 보았어도 이렇게 평평한 곳에 자기들끼리 넓게 펴져있는 모습은 처음 보는 합니다. 모양새가 여느 꽃밭만큼 예쁘고 보기 좋더군요. 

 

 

 

 

벌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공원 안쪽에는 평평한 산책로가 있고 중간에 벤치도 있습니다. 걸어도 되고 그냥 가만히 앉아 쉬어도 좋습니다.

 

 

 

 

'이제 좀 따뜻하다' 싶으면 벚꽃을 만나듯 '아, 이제 슬슬 더워지는구나' 싶으면 산딸나무 꽃이 찾아옵니다. 이 공원에도 몇 그루가 자기 자리에서 활짝 웃고 있습니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정자가 있고 우측에 나무로 된 다리가 있는데...

 

 

 

 

다리 밑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이렇게 하천을 만들어서

 

 

 

 

경사진 쪽으로 소리를 내며 흘러갑니다.

 

 

 

 

 

즉, 공원의 가운데 물이 흐르고 가장자리에 정자가 있는데 다리가 있어 건널 수도 있는 형식입니다. 이런 구성과 배치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디어나 경복궁을 가야 눈으로 볼 수 있었는데 동네 공원에서 접하니 매우 신기했습니다.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산책을 하다 그 위를 다리로 건너도 보고 정자에서 쉬며 경치를 바라보니 마치 옛날에 지체 높은 사람이 된 기분도 듭니다.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정자, 다리, 물이 한 컷에 나오게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군요. 사진이 현장의 느낌을 1할도 전하지 못하는 것 같아 지금도 퍽 아쉽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공원의 반대편 면으로 갈 수 있는데 여긴 약간의 계단이 있습니다.

 

 

 

 

반대편에도 이런 정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쪽 정자에는 이렇게 물가로 내려갈 수 있는 돌계단도 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걸 찍을 게 아니라 정자에서 보이는 풍경을 찍었어야 했는데 왜 이랬는지... 아이고, 누구 탓을 하겠습니까...

 

 

 

 

아쉬움을 이 사진으로 대신해봅니다. 봄에는 꽃, 여름엔 녹음, 가을엔 단풍, 겨울엔 눈과 얼음 구경하기 좋게 되어있습니다.

 

 

 

 

찔레꽃도 피어있군요. 하천 가장자리에 찔레꽃이 날 좀 봐달라는 듯 피어있고 벌이 화답을 합니다.

 

 

 

 

조금 더 걸으면 주민이 농사를 짓는 작은 밭이 나오고 그 사잇길로 나오면 이제 출구입니다. 저 다리를 건너서 왼쪽으로 돌면...

 

 

 

 

이런 길이 나와서 다시 입구로 갈 수 있습니다. 공원이 긴 타원 형태로 되어있고 길 따라 한 바퀴 돌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원에서 빠지면 아쉬운 운동기구도 있습니다. 보통은 몸통에 녹색이나 파란색 계열을 많이 쓰는데 여긴 빨간색을 썼군요. 다행히 색의 농도가 촌스럽지 않고 주변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제 출구에 다 왔는데, 오! 화장실에 주차장까지 있는 곳이었네요. 화장실은 간이화장실이라 큰 기대를 하면 곤란하지만 없는 것 보다야 훨씬 낫습니다.

 

 

 

 

출구로 나오며 뒤를 한 번 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 지어봅니다.

 

시작은 길을 반대로 가서 만난 곳이었는데 운 좋게 참 좋은 구경을 했습니다. 보통의 공원과 다른 매력이 있어서 걷기도, 쉼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라 여겨집니다. 다만 강원도 시골 동네에 있어서 오기 힘들고 근처를 지날 일도 없는 분들이 대부분 일 것입니다. 하지만 혹시 우연히라도 지날 일이 있다면 한 번쯤은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러려면 이 장소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는데, 기억 한 귀퉁이에라도 남겨두시라고, 그리고 저도 혹여나 잊을까 글을 남겨봅니다.

 

 

 

주소 : 강원도 인제군 남면 신남리 217-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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