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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시골집 같은 중국집 [용왕성 - 강원도 홍천]

by 오후 4시 33분 2021.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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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에 갈 일이 생기면 국도를 주로 이용하곤 하는데요 고속도로보다 강원도의 자연을 감상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국도의 끝자락에 괜찮은 가게가 하나 있어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시골집 같이 생겼는데 중국집입니다.

 

 

가게는 다른 상가들과는 꽤 떨어져 혼자 위치하고 있습니다. 상호는 '용왕성'인데 지붕의 파란색이 이름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도로변은 식당인데 안쪽에 가정집 같은 건물도 딸려있습니다.

 

 

가게 내부는 테이블이 많지 않은 작은 중국집입니다. 

 

 

테이블에 앉으면 가장 먼저 대들보와 서까래가 눈에 들어옵니다. 유서 깊은 가문의 고택 마냥 크기와 모양이 가지런하지는 않고 제각각 크기로 삐뚤빼뚤한데 어릴 때 보았던 시골집 같은 느낌도 들기에 이 편이 더 좋더군요. 오른쪽에 있는 난로는 추운 날이면 어김없이 훈훈해지는데 겨울에는 고구마가 올라가 있기도 합니다.

 

 

중국집의 영원한 난제인 '짜장이냐 짬뽕이냐'에서 저는 이 집만큼은 열에 아홉은 짬뽕을 선택합니다. 그렇다고 짬뽕이 월등히 맛있기 때문은 아니고 여기 짬뽕이 다른 곳과는 다른 맛을 주어서 생각이 나더군요. 하지만 짜장면 맛도 좋습니다. 짜장면 좋아하는 친구의 말에 의하면 옛날 짜장면 스타일이라 하면서 좋아하던데요... 그래도 전 짬뽕입니다.

 

 

오늘도 역시 짬뽕입니다.

 

 

제가 짬뽕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물입니다. 여기 국물의 스타일은 묵직하고 얼큰하기보다는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보여줍니다. 표현을 하자면 알록달록 예쁜 서양화보다는 필요한 것만 딱 채운 수묵담채화에 가깝다고 할까요? 맛이 다채롭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속에 부담이 없어 좋더군요.

 

 

그리고 이 짬뽕에는 무려 게가 들어있습니다. 그것도 두 개나! 게 딱지를 제외하면 한 마리를 다 먹는 셈이죠.

 

 

안에 살도 있습니다. 이 녀석을 입에 넣고 씹으면 짬뽕 국물이 가득 밴 부드러운 게 살이 쭈욱 나오는 데 6천 원 가지고 다른 곳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호사입니다. 게다가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두 개가 있어 하나는 일행에게 호사를 나누어 줄 수도 있답니다.

 

 

다른 재료로는 이렇게 바지락이 들어있는데 시원한 국물 맛에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오징어도 대왕오징어가 아니라 일반 오징어가 들어있습니다. 다만 가격이 가격인지라 많이 보이지는 않는데요 양이 적다 보니 국물 맛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짬뽕에서 일반 오징어를 보기 힘든 때인지라 반갑습니다.

 

 

면은 큰 특징은 없지만 잘 삶긴 면을 찬물에 잘 치대서 맛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입에 후루룩 넣을 때 느껴지는 질감도 좋고 씹을 때 느껴지는 식감도 좋습니다.

 

다만 양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제가 밥 한 공기를 먹으면 배가 많이 부르는 위장을 가지고 있는데 저에게 딱 맞더군요. 곱빼기 주문 여부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먹다 보니 홍합도 발견했네요. 짬뽕에 홍합이 빠지면 섭섭하죠.

 

 

면은 거의 다 먹어서 채소도 싹싹 긁어먹습니다.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여기 채소들은 크기와 양이 적당해서 입에 잘 넘어갑니다.

 

 

그렇게 완뽕했습니다. 오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사람을 확 잡아 끄는 인상적인 맛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소박한 맛이 매력인 가게라 생각됩니다. 기와지붕 아래서 서까래와 대들보를 보며 중화요리를 먹을 수 있음은 이채롭기도 하지요.

 

그런데 저 자장면은 영 거슬립니다. 자장면과 짜장면이 공존하는 세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짜장면이 더 맛있잖아요. 뭐, 자장면이야 그렇다 쳐도 간자장은 좀 아니지 않나요?

 

 

 

 

상호 : 용왕성

주소 : 강원 홍천군 북방면 영서로 2806

전화 : 033-433-6588

주차 : 가게 옆에 넓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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