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조 높다 격조했습니다 뜻이 각각 다릅니다

격조라는 단어는 주로 '격조 높다' 또는 '격조했습니다'의 형태로 사용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때 각각의 격조는 그 뜻이 다르고 그로 인해 문장의 뜻도 완전히 달라지니 반드시 가려 써야 합니다.

 

 

1. 격조 뜻

격조는 한자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그리고 한자에 따라 각기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격조(格調) 높다

☞ 문예 작품 따위에서, 격식과 운치에 어울리는 가락.

☞ 사람의 품격과 취향.

 

격조 높다 등으로 활용이 되는 격조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아주 훌륭하군요!'를 고급스럽게 표현한 단어입니다.

 

조금 더 파해치자면, 격식 격(格)에 고를 조(調)가 결합한 단어인데, 책, 음악, 미술 등 격식이 있는 작품들 중에서 고르고 고른 아주 훌륭한 것이란 뜻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이것이 사람에게로 확장되어 '존경할 만한 인품 또는 취향을 가지고 있는' 뜻이 더해지게 됩니다. 보통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격조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은 이 격조에 해당합니다.

 

 

② 격조(隔阻)했습니다

☞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 통하지 못함.

☞ 오랫동안 서로 소식이 막힘.

 

격조했습니다 등으로 활용이 되는 격조입니다. 간단히 '오래 연락을 못 했다' 정도로 이해해도 됩니다.

 

단어는 막히다는 뜻을 가진 격(隔)과 조(阻)가 쌍으로 구성돼 뜻을 강조하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막히다란 '하수구 구멍이 막혔다'에서의 막혔다가 아니라 '커다란 산으로 앞이 막혔다'에서의 막히다란 뜻을 가지고 있지요.

 

앞이 산으로 막혀 있는데 또 그 앞에도 산으로 막혀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요즘에야 터널을 뚫거나 비행기 타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이 단어가 만들어졌을 옛날엔 사람끼리 오가는 일은커녕 소식을 주고받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격조(隔阻)는 위와 같은 뜻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위 격조에서 격(隔)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단어인 간격, 격리, 격세지감에서도 사용됩니다.

 

 

즉, ① 격조(格調)는 작품이나 사람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② 격조(隔阻)는 멀리 떨어져 소식이 닿지 않았음을 품격 있게 또는 공손하게 표현하는 단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격조라는 단어는 사용되는 문장이 다 거기서 거기라  예문 몇 개만 눈에 익혀두면 의미 파악 및 사용 방법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2. 격조 활용 예

 

 

① 격조(格調) : 존경의 의미의 격조

 

1) 전시회 등을 소개하는 신문 기사에서

 

미술가 박XX 작가의 전시가 성황리에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 대해 업계 평론가 들과 관객들은 하나같이 격조 높은 예술 세계를 감상할 수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2) 소설 등의 문학 작품에서

 

그러나 이윤직을 해하려는 대감의 음모는 수포로 돌아갔다. 이윤직의 격조 높은 인품을 흠모한 대감의 하인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귀띔해 준 탓이다. 군졸들이 오라를 들고 들이닥쳤을 때 이윤직은 이미 도성 문을 한참 벗어난 후였다.

 

 

3) 반어적 사용

 

그러니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종이를 채우고 있는 이것이, 이게 국어사전에 나와있는 그림이라는 단어에 해당하는 그런 거란 말이지? 야... 이건 격조가 높아도 너무 높아서 그런지 내 눈엔 유치원 다니는 우리 조카 그림보다 난해하다.

 

 

② 격조(隔阻) : 오래 떨어져 있었음의 격조

 

1) 주로 손윗사람과의 대화에서

 

갑 : 그래 오느라 고생 많았다. 이게 대체 얼마 만인가?

 

을 : 그간 격조했습니다. 이제야 찾아뵙게 되어 죄송합니다.

 

 

2) 소설 등의 문학 작품에서

 

"만약 나중에라도 우리 집사람을 만나거든 자네와 나는 오늘 몇 년 만에 만난 걸세. 그간 격조했던 옛 친구가 찾아온다는 핑계로 이렇게 술자리에 나오게 된 거거든. 그러니 이 사실 꼭 잊지 말게나!"

 

자리에 앉자마자 눈을 크게 뜨며 다급하게 이야기하는 영철의 모습을 본 병식은 마치 호랑이를 두려워하는 강아지를 본 기분이 들었다.

 

 

맺으며

 

격조라는 단어는 상황에 맞춰 잘 쓰기만 하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단어입니다. 언젠간 저도 격조 높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싶은데, 그전에 그간 격조한 친구가 없진 않은지 살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