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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당랑거철 두 가지 뜻과 유래

by 오후 4시 33분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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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가 수레 앞에서 두 손을 세우고 위협하고 있다'라는 뜻을 가진 고사성어 당랑거철. '무모한 용기를 부리는 어리석은 이'를 비판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죠

 

그런데 이 당랑거철에는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의미 외 다른 뜻도 있습니다. 오늘은 당랑거철의 유래를 통해 그 두 뜻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당랑거철 유래

 

옛날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라나의 장공이라는 군주가 수레를 타고 길을 가고 있었는데 사마귀 한 마리가 나타나 수레를 막고 앞발을 세우며 위협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당시 사마귀를 처음 봤던 장공은 부하들에게 "저것이 무엇이냐?" 묻자 부하 중 한 명이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저것은 사마귀라고 하는 것인데 오직 앞으로만 갈 줄 알고 뒤로 물러설 줄은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 앞발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는 것이지요."

이 말을 들은 장공은 사마귀의 모습이 마치 용맹하고 무서운 장수와도 같다며 그 용기를 칭송, 수레를 돌려 사마귀를 피해 지나갔다.

 

당랑거철은 위 이야기에서 나온 고사성어입니다. 오늘날과는 다르게 사마귀의 용기에 대해 존경을 나타내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죠. 하지만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뜻이 완전히 바뀌고 맙니다.

 

 

2. 당랑거철 뜻의 변화

 

당랑거철 사건이 있은 이후 위나라 거백옥이라는 사람이 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세계 4대 성인 중 한 사람이라는 공자가 존경했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학식과 명망이 높았던 사람이죠.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은 해석을 내놓습니다.

 

"만약 장공이 그대로 수레를 몰아 지나갔으면 사마귀는 죽은 목숨이었다. 그러므로 사마귀의 행동은 쓸데없는 짓이다."

 

즉 장공과는 달리 사마귀의 행동을 부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았고 이 해석이 그대로 이어져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3. 당랑거철 중의적 사용

 

오늘날 말이나 글에서 '당랑거철' 네 글자가 나오면 그 문장은 99%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해도 무방합니다. 심지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부정적인 의미라고 못을 박아 놓았죠.

 

그런데 이 당랑거철이 가끔, 아주 가끔 시험에 나오는 지문 등에서 중의적인 의미로 사용이 되곤 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차가운 쇳덩이가 신나게 달릴 때마다 사람들은 픽픽 쓰러졌다.
경쾌한 그 움직임 앞에선 뜨거운 함성도 침묵으로 바뀌어 갈 뿐이었다.
그때 한 청년이 붉은 글씨가 적힌 흰 천을 가지고 쇳덩이를 막아섰다.
하필 바람이 세차게 불어 천이 나부끼는 통에 '민주주의'라던가 '독재타도'라는 글씨가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 청년의 의기는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나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한편 당랑거철의 용기도 낼 수 없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위 예문에서 쓰인 당랑거철은 흔히 사용되는 부정적인 단어로는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랑거철 = 부정적'이라는 공식만 외웠다가는 잘못된 해석을 할 수 있으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꼭 당랑거철의 유래를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맺으며

 

당랑거철과 비슷한 말로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가 가장 유명합니다. 역사 소설이나 무협지를 보면 나오는 '필부의 만용'이라는 말과도 뜻을 함께한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당비거철', '당랑지부'라는 같은 뜻을 지닌 단어도 있긴 한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단어까진 굳이 외울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냥 '비슷한 단어구나' 정도로 눈에 익혀두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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