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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하릴없이 / 할 일 없이 뜻은 같지 않습니다

by 오후 4시 33분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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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단어에 여러 뜻이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생김새는 비슷한데 뜻이 다른 말도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하릴없이'와 '할 일 없이'가 그런데요,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는 게 올바른 사용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보다 쉬운 '할 일 없이'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 할 일 없이

 

우선 띄어쓰기는 '할 일 없이'와 같이 반드시 띄어서 써야 합니다.

 

의미는 단어 그대로 '할 일이 없다'인데 이대로 사용되진 않고 '여유롭다', '한가하다'라는 의미로 많이 쓰죠. 조금 부풀리면 게으르다 정도까지도 가능하고 말이에요.

 

(예 1) 광장에서 할 일 없이 서성이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예 2) 아! 할 일 없이 집에 누워 있지만 더더욱 눕고 싶다.

(예 3) 남들과 비교하고 싶진 않다만 할 일 없이 보낸 시간이 벌써 얼마냐?

 

 

 

2. 하릴없이

 

띄어쓰기는 '하릴없이'가 한 단어이므로 반드시 붙여서 써야 합니다.

 

 

<사전적 의미>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예 1) 회사에 끼친 손해가 너무 크기에 해고 통보를 받아도 하릴없는 상황이었다

(예 2) 강물이 불어나 모든 게 떠내려 가는 데 내가 뭘 할 수 있겠나. 하릴없이 쳐다만 볼 뿐이었지

 

'어쩔 수 없다'라는 표현으로 바꿔 사용해도 뜻에 차이가 없습니다.

 

 

② 조금도 틀림이 없다.

 

(예 1) 어린애인 줄 알았는데 이젠 하릴없이 성인의 모습이로구나

(예 2) 내가 볼 때 저 증상은 하릴없이 코로나야!

 

틀림없이라는 표현으로 대체가 가능하며 그쪽이 더 많이 쓰입니다.

 

 

3. 올바른 사용 방법

 

<예문 1>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할 일 없이 / 하릴없이 집에 있어야만 했다

 

위 문장을 보면 할 일 없이, 하릴없이 중 어느 것을 사용해도 말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포하고 있는 뜻은 좀 다른데요, 할 일 없이를 쓰면 말 그대로 할 게 없는 상태로 집에 있다는 뜻이고 하릴없이를 쓰면 어쩔 수 없이 집에만 머물렀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므로 둘 중 어느 것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문장의 성격이 달라지니 어떤 뜻을 내비치고 싶느냐에 따라 골라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예문 2>

갈비뼈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할 일 없이 / 하릴없이 이번주에 있을 축구 경기엔 못 나가게 되었다.

 

위 문장에선 갈비뼈가 부러져 어쩔 수 없이 축구 경기에 못 나가게 되었으니 반드시 하릴없이를 사용해야 합니다.

 

 

<예문 3>

호수에 드리운 찌가 쑥 올라가기에 냉큼 잡아챘는데 낚싯대가 부러져 버렸다. 손에 전해진 감각으로 봤을 때 하릴없이 대물이었다.

 

위에서 쓰인 '하릴없이'는 '틀림없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잘 쓰이지 않는 표현이긴 하지만 알아 둬서 나쁠 건 없으니 이 기회에 눈여겨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맺으며

 

제가 얼마 전 다리를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릴없이 할 일 없는 시간을 보내는데 어찌나 좀이 쑤시던지... 하루 이틀은 그냥 그러려니 지냈는데 시간이 지나니 엄청 답답하더군요. 건강이 최고의 재산이다라는 말이 하릴없이 맞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분은 저 같은 일을 겪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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