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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인천 영종도 / 꽁꽁 얼어붙은 예단포와 자연산 횟집 일광호

by 오후 4시 33분 2018.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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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인천 영종도' 하면 뭐가 떠오르냐 물으면 아마 '인천국제공항'을 이야기 할 것입니다. 조금 더 아는 이들은 을왕리 해수욕장까지 이야기 할테지요. (하지만 사실 을왕리는 용유도에 속합니다. 지금이야 땅이 메워져서 경계가 불필요하겠지만요.) 저 역시 인천국제공항과 을왕리 정도만 알고 지냈는데 얼마 전 예단포 선착장이라는 곳을 알게되어 방문해봤습니다. 그 이야기를 포스팅 해볼까 합니다.

 

 

예단포 선착장에 도착하면 위와 같이 주차장과 횟집들이 보입니다. 제가 방문 했던 날은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까지 떨어지는 매서운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고 바닷가라 바람까지 강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와 있더군요. 가족단위, 커플, 친구 등등 다양한 모임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저도 주차를 하고 바다를 바라보았는데...

 

 

 

바다가 얼어있더군요. 바다가 이렇게 얼어 있는 모습은 처음 보았기에 매우 놀랐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언 바다를 보면서 신기해 하며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가까운 바다, 먼 바다 할 것 없이 얼어있는데요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더 멋집니다. 사진은 이 장관의 1/10도 담아내지 못 한 거예요.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바다가 얼어있는데 마치 캐나다 북부나 그린란드 같은 북극권 지역에서나 볼 법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이렇습니다. 아기공룡둘리가 생각나기도 하고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북극곰과 바다사자가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바다가 얼었으니 배들은 발이 묶일 수 밖에 없겠죠? 그런데 이렇게 배를 운항하지 못하면 여기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사나... 생각을 했는데...

 

 

 

앗! 먼 바다에는 배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자세히 바라보니 정박 해 있는 배보다 크기가 큰 배들이 얼음 사이를 헤치며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요렇게 말이죠. 이 광경도 가만히 서서 바라보면 꽤 멋집니다. 인간은 참 대단한 존재라는 생각과 함께 뭐든지 잘 파괴한다는 생각이 공존하더군요.

 

 

 

바다 구경은 실컷 했으니 이제 밥을 먹을 차례입니다. 제가 듣기로 여기 예단포 선착장에 있는 식당들은 배를 소유해서 조업을 하는 이들만 횟집 영업이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가게 이름들이 'XX호' 이런 식으로 배 이름입니다. 그렇다면 어느 가게를 들어가더라도 싱싱한 자연산 활어회를 먹을 수 있을테지요. 저는 일광호라는 곳을 들어갔습니다. 왜냐면 같이 간 일행이 생선 말려 놓은 것을 사 가야겠다고 했기 때문이죠.

 

 

이 건 갈치 같군요.

 

 

 

이 놈들은 병어같습니다.

 

헌데 얘들은 어떤 생선인지 모르겠네요. 뭐, 어차피 제가 사 갈 것들이 아니기에 큰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저 인천에 아직 이런 어촌이 있구나 하는 생각과 누군가에게는 바다의 풍요로움이겠지만 이 생선들에게는 꽤나 잔인한 일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같이 간 일행에게 그대로 이야기했더니 배부른 소리 말라고 합디다.

 

 

수족관에는 각종 해산물들이 살아있네요. 배를 운영하고 있는 집이니 생선은 직접 잡은 놈들이겠죠? 조개나 낙지 등등은 어디서 사 온 것들일테고요.

 

가격은 이렇습니다. 저희는 농어를 시켰는데 다른 테이블은 가족들이 와서 해물칼국수를 아주 맛있게 먹고 있었고요, 제가 식사를 마치고 나갈 즈음에 다른 일행도 들어오며 칼국수를 시키더군요. 다음에 가면 꼭 먹어야겠습니다.

 

농어 가격은 싯가인데 같이 간 일행이 생선 말린 것과 함께 계산을 해서 가격을 모르겠네요. 궁금하신 분은 직접 전화해서 묻는 편이 더 나을 듯 합니다. 아무래도 싯가이니 그 때 그 때 달라지기도 할 테니까요.

 

회가 나오기 전에 해산물들이 나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멍게랑 새우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멍게는 입에 넣는 순간 그 특유의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더군요. 차를 가져 가지 않았더라면 무조건 소주를 시켰을 터인데... 아쉬웠습니다.

 

 

이 것은 순무로 담근 김치입니다. 순무에 밴댕이 젓갈로 맛을 냈는데 꽤 맛있습니다. 깔끔해요. 사실 저는 '김치가 맛 있으면 그 집 음식은 맛있다' 라는 말을 맹신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요, 이 김치를 먹는 순간 이 집 음식은 맛있을거라 예상이 들었습니다. 이 김치와 칼국수를 먹으면 기가막히겠네요.

 

 

 

드디어 나온 농어 회입니다. 접시가 투박해서 그다지 맛있어 보이지 않죠? 사실 저는 회 맛을 잘 모르고 그냥 좋아하지만 같이 간 일행은 맛있다고 야단이었습니다. 씹는 맛에서 신선함이 확실하게 느껴진다네요. 저 역시 듣고 보니 시중에서 먹던 회와는 다른 것 같았습니다.

 

저희는 제일 작은 것으로 달라고 했는데 양은 일반 횟집에서 시키는 소(小) 메뉴와 비슷합니다.

 

 

 

회를 다 먹었으니 매운탕을 먹어야하겠지요? 저희는 매운 것을 잘 못 먹어서 최대한 맵지 않게 해달라 했는데... 이 요청이 화근이었습니다. 역시나 매운탕은 조금 칼칼해야 맛있는데 저희 요청이 과했는지 조금 밋밋했어요. 양념장을 더 달라고 할까 고민했는데 최대한 맵지 않게 해달라 해놓고 이제 와서 양념장 달라 하기가 조금 창피해서 그냥 먹었습니다. 여러분은 별 다른 요청하지 마시고 주인이 주는대로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 먹고 나와서 일행이 말린 생선을 살 동안 밖을 어슬렁 거리는데 이 녀석들이 보이더군요. 살이 토실토실하게 올라있고 사람이 다가가도 미동도 하지 않더군요. 특히 까만 놈은 귀찮게 하지 말라는 표정이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이 녀석들은 배가 고프면 말린 생선으로 슬쩍 다가가서 물고 달아난다고 하는데요 주인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덕분에 이 녀석들은 배부른 겨울을 보내고 있겠지요?

 

 

이렇게 해서 맛있게 먹고 멋진 바다도 구경하고 말린 생선을 한 보따리 만큼 사서 돌아왔습니다. 후일담이지만 사 온 생선을 조려 먹으니 쫀득쫀득하니 맛이 기가막히다고 하네요. 다음에 또 가자고 하던데 그 때는 다른 사람도 불러서 여럿이 가볼까 합니다.

 

오는 방법은 자가용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40~50분 정도(차가 막히지 않을 경우) 걸리고요, 대중교통으로 오는 것도 가능한데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역에 내려서 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헌데 이 버스가 배차간격이 40분이 넘고 버스 정류장에서도 조금 걸어야 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나 걷기 힘든 분들과 함께 오시는 거면 영종역에서 택시를 이용하세요. 기본요금 조금 넘게 나옵니다.

 

 

그리고 일광호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바다를 보며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어요. 저는 이 존재를 모르고 바깥쪽에서 먹었는데 아쉽더군요. 꽁꽁 얼어붙은 겨울바다를 보며 먹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참고로 이 테이블은 날이 따스해지만 손님들이 서로 앉으려고 난리라 합니다. (당연한 일이겠지요) 자리가 탐이 나는 분들은 전화 하고 가시거나 식사시간을 피하셔야 하겠지요?

 

 

예단포 선착장에는 공용 화장실이 크게 있는데 시설이 깨끗합니다. 무엇보다 커다란 창이 있어서 굳이 밖에 돌아다니지 않아도 화장실에서 경치 감상이 가능합니다. 춥거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화장실에서 구경하셔도 좋아요. 특히 어르신과 함께 온 분들은 따스한 화장실에서 구경을 하시더군요.

 

이렇게 예단포 선착장 구경을 마쳤습니다. 다녀온 감상을 적자면, 관광하겠다 작정하고 오기 보다는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어 바다 구경과 식사를 하는 마음으로 오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울 근교 바닷가를 꼽자면 월미도나 대부도인데 그 곳은 너무 번잡하거든요. 한가한 이 예단포 선착장이 볼 것은 없어도 여유를 즐기기에 좋아보입니다. 시간내어 한 번 가보시고요, 만약 또 다시 찾아 오는 겨울에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다면 꼭 들러보세요.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주소는 아래 지도를 참고해주세요. 내비게이션 이용하실거면 '예단포선착장' 찍고 오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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