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술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가을이 참 좋습니다. 야외에 테이블을 깔아 둔 술집에 앉아 제철 해산물 안주 하나 시키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앉아있으면 그 순간만큼은 더 바랄 것이 없더군요. 게다가 해가 꼴딱 넘어 가 하늘에 달이라도 하나 떠 주면 술을 아니 더 시킬 수가 없습니다.
술, 참 좋고 저와 제 지인들 삶에서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이기에 술을 즐기는 만큼 해장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춘천에 있는 해장국집을 하나 소개 해 볼까합니다. 이름은 광치해장국입니다.
광치해장국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장점은 가격입니다. 황태해장국을 제외한 메뉴는 4천원으로 둘이 가도 만 원 한 장이면 배불리 먹고 나올 수 있습니다. 저렴하지 않습니까? 특히 몇 년째 같은 가격으로 유지되고 있기에 춘천지역 ‘착한가격 모범업소’로 지정되어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다 하여 여타 식당에 비해 맛이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저는 선지, 콩나물, 황태 이렇게만 주문해서 먹는데요(우거지는 취향이 아닌지라 일부러 먹지는 않아요) 세 가지 모두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한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맛집’이라고 불릴 만큼 독특하거나 강한 맛을 보여주지는 않고 그냥 딱 해장 또는 한 끼 먹기에 적당합니다. 무언가 대단한 것을 기대하고 방문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답니다. 그런데 식당 위치가 한산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끼니때가 되면 어디에선가 손님들이 찾아 와 자리를 채우더군요.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맛이 없으면 손님이 찾아 올 리가 없을 터이니, 제 입맛은 무시한다 해도 꽤 괜찮은 식당인가 봅니다.
대신 찬은 간소합니다. 김치와 깍두기, 썰어 놓은 고추, 양념장 이렇게 나옵니다. (콩나물해장국을 주문하면 추가로 새우젓이 나옵니다.) 헌데 해장국 한 그릇 먹는데 많은 반찬이 필요하지는 않겠지요?
이 식당은 작은 규모에 비해 주차가 가능합니다! 식당 바로 왼편에 건물 주차장이 있는데 대부분 비어있더군요. 그리고 맞은편에 공영주차구획도 있고, 만약 이 모든 곳이 만차라면... 주변에 재주껏 주차하면 됩니다. 어렵지 않아요.
전날 과음을 하셨거나 춘천역 근처에서 간단하게 한 끼 때우시려는 분들은 한 번 방문하셔도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요, 영업시간 잘 확인하셔서 방문하시기를 바라며 소개를 마칩니다. 아래는 극히 주관적인 평을 적을 터이니 보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상호 : 광치해장국 전화 : 033-253-1101 주소 : 강원도 춘천시 소양로3가 175-1 대략적인 위치 :
*필자의 주관적인 평*
사실 주관적인 평이라며 부러 적을 이유도 없다고 여겨집니다.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맛이면 그냥 주는 대로 먹어야죠. 하지만 혹여나 이 글을 보는 분들에게 약간의 정보라도 드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일단 6천 원짜리 황태해장국은 2천 원이 비싼 값을 합니다. 다른 4천 원 메뉴에 비해 맛이 진하고 황태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4천 원 메뉴가 일반 짬뽕이라면 황태해장국은 삼선짬뽕이랄까요?
나머지 메뉴는 굉장히 평범한, 기본에 충실한 맛입니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라 이 식당만의 화려한 색깔이 없다는 것입니다. 마치 어머니가 끓여주고 나간 국과 같아서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먹게 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식당은 춘천역에서 10분정도 걸어가면 갈 수 있습니다. 춘천에 막 도착해서 여행을 하려는데 시장하신 분들이라면 이곳에 들러 한 끼 먹고 움직이는 것이 어떨까합니다. 춘천하면 닭갈비와 막국수를 떠올리실 텐데 그 음식은 춘천 어디를 가도 질리도록 먹을 수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식사를 하러 오셨으면 물 정도는 직접 떠다 드시기 바랍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혼자 음식 만들기와 서빙을 함께 하시는데 다리가 불편하세요. 가끔 이를 모르고 물을 가져다 달라고 하는 분이 계시더군요. 물론 요청을 하면 가져다주시기는 하는데 물 정도는 다리 멀쩡한 사람이 갖다 먹으면 좋잖아요? 어느 날 밥을 먹는데 물 안갖다 준다고 역정 내는 손님을 보았기에 이 말을 남겨봅니다.
*2019년 5월 기준, 브레이크 타임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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