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의 셋째 날 충남 공주를 갈 일이 생겼습니다. 저는 보통 타지로 이동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그 지역에 무슨 음식이 맛있는지, 또는 특색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찾아내어 먹곤 하는데 공주는 아얘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으로부터 그 지역에 맛있는 음식은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왔기 때문이죠. 그런데 별 기대도 하지 않고 들어 간 식당에서 먹은 코다리찜이 큰 감동을 선사해주었기에 이렇게 소개를 하려 합니다. 포스팅을 할 생각도 없이 먹기 시작했기에 사진이 영 먹음직스럽지 못 한 점 감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차를 몰고 가다가 공주 터미널 근처를 지나는데 코다리찜전문 남도밥상이라는 글귀가 보였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마지막에 주소를 적어놓겠지만 대략 설명드리자면, 공주 터미널 택시 승강장을 바라보고 우측으로 600미터 정도 오면 코아루 아파트 건너편 1층에 가게가 보입니다. 이미 해가 넘어 간 상태였고 제 스마트폰이 구형이다보니 간판 글자가 나오지 않았네요.
가게 내부는 넓고 연회와 같은 모임이 가능한 방도 따로 있더군요. 주차는 건물 지하주차장이 있긴 한데 좁아서 주차 가능 대수가 많지 않아요.
메뉴는 위와 같은데 제 경험으로 코다리찜이 저 가격이면 저렴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서울 식당에서 코다리찜 '小' 사이즈를 25,000~30,000원 받던데 코다리가 두 마리 나오더군요. 그런데 이 가게의 코다리찜 2인 메뉴도 코다리 두 마리를 주면서 값은 15,000원 받습니다. 물론 맛과 크기가 중요한데, 코다리의 크기는 서울 식당과 비슷하였고 맛은 제가 지금껏 서울에서 먹어보았던 코다리찜 보다는 맛있었습니다.
코다리찜 2인 메뉴의 밑반찬 사진입니다. 사진으로 보면 참 맛이 없게 생겼죠? 위에서 언급하였듯 별 생각 없이 식당에 들어왔다가 찍은 사진이라 형편없습니다. 사실 모든 사진들이 먹다가 문득 '이 식당은 내 기억에서 지울 수 있으니 포스팅으로라도 남겨야겠다' 싶어서 찍은 것들이에요. 포스팅 용도로 찍은 사진이 아니라 기억을 남기기 위해 찍은 사진이라는 소리죠. 물론 작정하고 찍는다 하여 잘 찍지는 못하지만 부끄러워서 이렇게 핑계를 해 봅니다.
사진은 영 좋지 않지만 맛은 꽤 훌륭합니다. 아무튼 코다리를 한 입 먹으니 '심심한데 들어 있을 맛은 다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음식의 필수 맛인 소금간이 제 입맛에 약간 못 미치게 되어있고, 찜 요리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의 요구사항인 매운 맛도 덜한데 각종 양념의 맛은 모두 느낄 수 있다고 표현 할 수 있네요. 한 마디로 맛은 있는데 제 입에는 약간 싱겁고 밋밋했습니다.
그런데 이 심심함을 다채로움으로 포장해주는 요소가 있었는데요, 그 것은 바로 김과 간장이었습니다.
바로 이 두 녀석인데요, 저 간장이 짜고 맵습니다. 즉, 코다리찜에서 제 입이 부족함을 느꼈던 짠 맛과 매운맛을 충족시켜 줄 요소가 바로 저 간장이었던 것이죠. 게다가 저 김 또한 특유의 향과 식감으로 맛을 더해주는데요, 코다리 살을 적당히 발라내어 김 위에 얹고 코다리찜 양념과 채소를 그 위에 얹은다음에 돌돌 알아서 간장에 한 번 찍어 드셔보세요. 입에서 펼쳐지는 조화의 향연이 감동적이리라 예상합니다. 매운 맛을 좋아하시면 간장에 있는 고추를 한 두 개 정도 넣어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입에 딱 맞을거예요.
그리고 코다리찜에는 잘린 두부도 같이 들어있는데 양념 자체가 맛이 좋아서 두부도 맛있더군요. 참고로 남은 양념에 라면사리를 넣어 먹기도 한다는데 솔직히 여기에 소면사리면 모를까 라면사리는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튼 우연히 들른, 그것도 맛집에 대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지역은 충남 공주에서 이런 식당을 만나게 되어 반가움에 글을 남겨봅니다. 물론 저의 기대감이 최하였기 때문에 더더욱 큰 감흥을 느꼈을거라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식당을 오기 한 시간 즈음 전에 세종시에서 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온 터라 그 상태에서도 맛있다고 느껴졌기에 이 집은 맛있는 집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혹여나 코다리찜 좋아하고 공주 머티널 근처에 올 일 있으시면 드시고 가세요. 요즘 식당에서 사람 둘이서 뭘 먹어도 14,000원은 지불해야 하는데 거기에 몇 천원 더 보태면 둘이서 맛있고 배부르게 한 상 먹을 수 있습니다. 술안주로 하기에는... 눈 앞에 녹색 병이 아른거려서 더 이상 말은 생략하겠습니다.
상호 : 남도밥상
전화 : 041-856-2355 / 010-3357-5321
주소 : 충남 공주시 신관로 8 (코아루 아파트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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