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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춘천 :: 계원사 방문기

by 오후 4시 33분 2020.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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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춘천에서 홍천으로 가는 국도인 영서로. 이 영서로에 올라 홍천, 또는 그 너머의 다른 도시를 가다 보면 좌측의 돌담 위로 작은 사찰을 하나 보고는 했다. 한적한 곳에 있는 사찰이기에 눈에 띄기는 했지만 굳이 차를 세워야 할 이유가 없었던 이곳이 오늘은 예쁜 연등이 달려있고 주차된 차도 많았다.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나도 차를 한쪽에 대고 올라가봤다.

 



도로에서 약간의 오르막길을 올라 경내에 들어서면 대웅전과 사리탑이 먼저 눈에 띄고 그 뒤로 산과 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안정감을 준다. 차에 앉아 운전하면서 보던 눈으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알고보니 오늘은 윤달의 4월 초파일. 지난 4월 초파일 때는 전염병으로 인해 연기했던 법회를 오늘 진행하는 것이었다. 대웅전에는 신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순서가 오면 한 명씩 들어가 스님과 함께 부처님께 기도를 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솔직히 사찰의 규모에 비해 제법 많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수가 상당했다. 





대웅전 옆 계단을 오르면 삼성당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곳에서도 신도들이 열심히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나는 사찰을 가면 대웅전이나 지장전 같은 곳 보다는 이런 삼성당이나 산신각이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들고 더 좋다. 왜냐면 부처님은 옛날 이 사찰 근처에는 없고 멀리 인도에 계셨겠지만 여기에 모셔진 신들은 옛날에는 정말 이 근처 어디 산속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즐겁기 때문이다.



삼성당에서 바라본 경내의 모습이다. 도로에서 보았을 때는 그냥 도로 옆 사찰이었는데 올라서 보니 확연하게 다르다. 이래서 사람은 무엇이든지 한 면만 보고 판단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삼성당에서 본 대웅전의 모습. 아직 많은 신도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있다.




삼성당에 있는 발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의 모습이다. 연꽃이 그러져있는데 '향내 나는 발검음 되소서'하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삼성당 옆에 있는 나무인데 포도나무로 보인다. 그런데 문득, 포도는 기독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과일로 알고있는데 이렇게 사찰에 있으니 조금은 이색적이다.




삼성당 옆에는 밭이 있어 여러 작물들이 자라고 있는데 이 큰 나무가 눈에 띈다.




아 이것은 매실나무로구나. 매실나무 하면 삼국지연의에서 조조가 갈증에 지친 병사들을 나아가게 하기 위해 조금만 더 가면 매실나무가 있다는 계략을 펼쳐 승리를 하였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만큼 시지만 맛있는 매실, 보기만 해도 신 맛이 생각이 나 입에 침이 고인다.




드디어 찾은 공양간. 불교에 대한 것은 잘 몰라도 공양간이라는 단어는 꼭 외우고있다. 그래야 어디를 가든 밥을 얻어먹기 수월하다.




보통의 날 같았으면 비빔밥 한 그릇 얻어먹었을 터인데 요즘은 전염병이 돌고 있는지라 포장이 된 주먹밥, 떡, 단무지, 물로 대체를 한다. 이 전염병이 단순히 여럿이 못 모이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렇게 공양의 모습도 바꾸게 하였구나. 그러나 그 상황에서도 인간은 방법을 찾아내였다.




어쨌든 고맙게 받은 음식을 가지고 사찰을 나와 이동을 하다가 경치가 좋은 곳에서 먹었는데, 정말이지 절밥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이나 주먹밥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깔끔하고 속에 편안한 맛인데 비닐에 붙은 밥알까지 깔끔하게 핥아먹었다. 지금 다시 보아도 또 먹고 싶은 맛이다. 계원사에서 봉사하시는 보살님들의 음식 솜씨가 참 좋으신 듯 싶다.


이렇게 우연히 들른 계원사에서 좋은 구경도 하고 밥도 얻어먹었으니 참 좋은 것을 얻었다고 할 수 있겠다. 혹 이 곳을 지나며 들를까 말까 생각했던 분이 계시다면 길에서는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것들이 있으니 한번 올라 잠시 쉬었다 감이 어떠한가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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