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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춘천 효자동 :: 옛날잔치국수 :: 잔치국수, 비빔국수, 두부구이 리뷰

by 오후 4시 33분 2019.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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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 택시를 타고 이 가게 앞을 지나는데 기사님께서 "여기 국수 먹어봤어요?"하고 물으셨습니다. 먹어보기는 커녕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춘천에서 가장 맛있는 국수집이라고 꼭 가서 먹어보라는 말씀을 남기셨는데요, 보통 택시기사님들이 추천하는 식당은 맛이 보장되는지라 기억에 담아두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저녁, 국수 한 그릇이 생각나길래 기사님의 추천을 떠올리며 차를 몰고 가게를 방문하였습니다.

 

 

 

 

내부는 넓지 않은 작은 식당이지만 메뉴는 제법 많습니다. 가격도 착한편이네요.

 

 

원산지 표시입니다. 힘이 느껴지는 필체인데요, '국수' 두 글자는 다른 사람이 쓴 것 같네요.

 

 

 잔치국수(4,000원 / 곱빼기 5,000원)


저와 일행은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곱빼기로 시켰는데요, 양재기 그릇이 정겹네요. '옛날'잔치국수라고 부를만합니다.

 

이제 맛에 대해 이야기를 할 시간인데, 우선 잔치국수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맛이 매우 좋습니다. 면은 딱 알맞게 삶겨져서 탄성을 유지하고 있기에 입에 넣었을 때 부서지듯 쉽게 끊어지지 않고 적당한 식감을 줍니다. 국수의 면은 너무 익히면 흐물흐물해서 젓가락으로 집기도 힘들고 '후루룩' 하며 먹는 맛이 나질 않는데 이 집 면은 딱 알맞게 삶겼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잔치국수의 생명인 국물은 멸치(또는 밴댕이겠지요)로 육수를 빼서 그런지 시원하고 깔끔합니다. 그릇을 잡고 국물을 입으로 후루룩 넘기니 '그래! 잔치국수는 바로 이 맛이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가끔 잔치국수 전문점이라고 광고하는 식당을 가보면 국물 맛이 밋밋하거나 아얘 반대로 육수가 너무 진해서 입에 무겁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집은 딱 적당합니다. 그리고 국물을 마실 때 중간중간 입으로 들어오는 쪽파도 아삭거리는 식감과 시원한 맛을 줍니다.

다만 고명이 없어 약간 심심하긴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맛이 좋으니 깊게 이야기 할 사항은 아닌 것 같네요.

 



 비빔국수(5,000원 / 곱빼기 6,000원)



다음으로 비빔국수인데요... 제 기준에서는 잔치국수보다 비빔국수가 기막힙니다. 잔치국수도 맛있는 축에 속했는데 비빔국수는 정말이지 지금까지 먹어왔던 것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일단 잔치국수에서 제가 면이 딱 알맞게 삶겼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아무래도 잔치국수기 때문에 면이 물에 빠져있으니 조금씩 불기 마련이잖아요. 헌데 이 비빔국수는 면이 탱글탱글하게 살아있어서 면발이 더욱 맛있게 느껴집니다. 식감이 딱 좋아요.

양념 또한 맛이 매우 좋습니다. 면을 입에 가깝게 가져다 대면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먼저 느껴지고 후루룩 삼키면 약간의 매운맛과 단맛이 뒤에 따라오는데 그 맛들이 적당히 선을 지키며 다가옵니다. 예를 들자면, 선이 한 줄 그어져 있고 그 선에서 몇 걸음 더 나가면 매운맛과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상태인데 이 비빔국수는 그 선에 딱 맞춰 서있는 상태라고 할까요? 더 표현하자면 아이들이 먹어도 맵다고 하지 않을 것이고 약간 달달하기 때문에 잘 먹을 정도입니다. 특히 배와 오이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져 있어 중간중간 시원함을 더해준답니다.

그리고 비빔국수를 시키면 잔치국수 국물을 조금 떠서 줍니다.




국물까지 싹싹 모두 먹었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제가 먹어봤던 국수집 중에서 매우 맛있는 집에 속합니다. 제가 잔치국수를 엄청나게 좋아하는지라 길 가다 잔치국수 가게가 보이면 배가 많이 부르지 않는 이상은 꼭 먹어봅니다. 동네 분식점, 김밥헤븐과 같은 체인점, 잔치국수 전문점, 등산로 입구에 있는 식당, 시골 오일장 등등 잔치국수를 판다 싶으면 꼭 먹어보는데, 수 많았던 잔치국수 중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습니다. 특히 김밥헤븐과 같은 체인점 분식집, 고속도로 휴게소 등지에서 파는 국수와는 비교를 하면 절대 안 될 정도로 맛이 좋습니다. 물론 비빔국수 또한 맛있습니다.

그리고 강렬하고 화려한 맛이 아니라 소박하고 정갈한 맛이 이 가게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비빔국수는 매콤한 맛을 선호하는 분들 입에는 심심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수가 내야 하는 본연의 맛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가격 대비 맛이 훌륭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 맛이면 왈가왈부 할 이유가 없습니다. 

춘천에서 이 가게를 아시거나 혹은 국수를 좋아하시는데 춘천에 올 일 있으시면 한 번 드셔보세요. 엄청난 만족감을 얻지 못하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거라 자신합니다. 하여간 국수에 거부감 없으시거든 한 번 가서 드셔보세요.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오픈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마감은 새벽 3시라고 합니다.



※6월 7일 2차방문※



두부구이(5,000원)도 먹었보았습니다. 특별한 맛은 없고 두부구이 상상 그대로의 맛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폭신하네요. 비빔국수랑 같이 싸서 먹으니 맛이 색다릅니다.

헌데 오늘의 비빔국수는 지난번과는 맛이 달랐어요. 단맛과 매운맛이 확 줄어서 거의 느껴지지 않더군요. 아마도 사장님의 컨디션에 따라 맛이 조금씩 바뀌나 봅니다. 하지만 그래도 자극적인 국수들 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상호 : 옛날잔치국수

주소 : 강원 춘천시 효자로 108

전화 : 033-244-1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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