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비가 춘천을 노크하던 날.
모름지기 이런 날의 빗소리란
포장마차에 앉아 감상하는 것이 제격인데
아쉽게도 그럴만한 곳이 없다.
아쉬운 대로 비슷하게 생긴 호떡집에라도 들어가자.
가게 내부는 매우 깔끔.
옛날 학교에서 사용하던 의자에
오래전 감성이 나란히 앉아있다.
의자와 함께 시선을 끄는 두부장수 스타일의 종
사장님 집이 바로 뒤인지라
가게가 비었을 때 '힘차게' 흔들면 나오신다는 것인데,
난 항상 적당히 흔들어서 그런 것인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오히려 전화벨이 효과가 좋더라.
품목은 딱 세 가지 가격은 매우 저렴.
메뉴판이 삐딱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저 상태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 가게는 반죽을 직접 제작하여 사용.
하루 숙성을 하기에
저녁 6시면 무조건 퇴근하신다.
반죽을 만들어야 하므로...
위 사진은 이 집만의 비법.
뚜껑을 덮어 그 열기로 호떡을 익힌다.
이러면 기름을 적게 사용해도 되기에
호떡이 매우 담백해진다.
제작 시간이 줄어드는 건 덤.
주문한 호떡이 완성.
여긴 다른 곳처럼 잔뜩 만들어 두었다 팔지 않고
그때그때 주문이 들어오면 생산한다.
따끈한 게 맛도 좋고 위생적으로도 좋다.
아아. 맛있다.
쫄깃하고 달달한데
조금이지만 땅콩도 들어있다.
이게 500원이라니...
짜장면 한 그릇 값이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크게 인심 쓸 수도 있다.
기름을 적게 사용하기에
먹은 컵이 깨끗하다.
반죽은 하루 숙성해 사용하고
기름은 딱 필요한 만큼만 쓰고
호떡은 주문과 동시에 생산.
동그란 호떡 안에
사장님의 운영 철학이 담겨있다.
가게 바로 옆은 춘천의 5일장인 샘밭장터.
장날인 4, 9일에 맞춰 오면
시장 구경도 하고
주전부리도 챙길 수 있다.
사장님은 아침에 문을 열고 오후 6시면 퇴근.
동절기엔 조금 더 빨리 들어가신다.
호떡은 먹고 싶은데 시간이 애매하다 싶을 땐
전화가 필수다.
위치 :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율문리 2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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