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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횡성 :: 횡성잔치국수 :: 시장의 맛 사람의 정

by 오후 4시 33분 2020.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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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면 + 국물의 조화로 이루어진 음식을 참 좋아합니다. 잔치국수, 우동, 짬뽕 등등의 그런 것인데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을 꼽으라면 일말의 고민도 없이 잔치국수를 꼽습니다. 그래서 새로이 방문하는 길을 지나다 맛있을 것 같다는 촉이 서는 국수집을 발견하면 꼭 먹어보는데요 배를 채우기 보다는 그 지역에 맛있는 국수집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으내려 함에 목적을 두죠. 그렇다고 일부러 애써 인터넷을 뒤져서 찾아 가지는 않습니다. 왠지 그러면 우연히 만나는 즐거움이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랄까요?


이 날도 무심히 횡성시장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여름이라는 날씨와 코로나 여파로 한산한 시장은 호객을 하는 상인의 목소리도 거의 없어 시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차분함이 느껴지고 있었는데요, 그 때 어디에선가 멸치 육수를 우리는 향이 잔바람을 타고 솔솔 느껴지면서 저를 부르기에 어디인지 고개를 두리번 거리게 했습니다.


그렇게 찾은 곳이 바로 여기 '횡성잔치국수'입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이니 가벼운 발걸음으로 저화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가보시죠.







가게 내부는 크지 않지만 작지도 않으며 깔끔합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오픈형 주방인데요 깔끔하게 잘 되어있어 위생도 좋아보였습니다.


메뉴 구성과 가격은 사진과 같은데 잔치국수가 매우 저렴합니다. 저는 일행과 함께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시켜 나눠 먹어 보기로 하였습니다.






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니 주위를 둘러봅니다. 벽에 걸려있는 박은 두드리면 '통통' 소리가 날 것 같네요. 만약 큰 박이나 작은 박이 하나만 걸려있으면 뭔가 허전했을텐데 두 개가 같이 걸려있으니 모양이 예쁘고 가게 분위기에 토속인 느낌을 크게 주어서 판매하는 음식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큰 박에 동동주 담아 작은 놈으로 떠서 마시면 맛있을 것 같네요.






이 가게는 TV에도 나왔었나본데요, 토토리면도 좋은가 보네요. 다음에 오면 먹어봐야겠습니다.







그렇게 앉아 기다리는데 옆 가게의 메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메뉴 구성이 강원도의 음식들로 잘 짜여져 있는데 음식 값도 저렴하고 소주도 3,000원으로 훌륭하네요. 옆에 누군가의 사인도 보이는 것 보면 여기도 꽤나 괜찮은 곳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출렁다리 출렁주'는 마시다 보면 다리가 출렁다리 마냥 흔들흔들 거릴 것 같네요.







 


기다리는 국수가 말아져 나왔습니다. 국수는 그냥 '나왔다' 보다는 '말아졌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고 맛있게 느껴지더군요.


잔치국수는 뽀얀 국물에 유부가 들어있는 스타일이고요 비빔국수는 자박자박한 국물에 채 썬 오이 적당량에 김가루가 왕창 올려져있고 잔치국수 국물이 함께 제공됩니다. 보기에는 참 먹음직스러워 보이는데요 우선 비빔국수부터 맛을 보겠습니다.







슥슥 비벼서 한젓가락 딱 떠서 입에 넣으면 약간 매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데요 그 정도가 순하고 부담이 없어 깔끔한 맛이 일품입니다. 밑에 깔린 국물은 아마 멸치육수가 아닐까 추정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국물과 함께 슥슥 비벼서 먹으면 개운한 맛도 느껴지더군요. 여기에 오이의 아삭한 식감과 시원함은 덤입니다.


한마디로 하자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단정한 맛이 일품인 비빔국수였습니다. 그러하기에 어른들은 물론이고 매운 음식에 거부감 없는 아이들도 즐길 수 있을 것 같네요. 집 근처에 있으면 종종 들러서 먹고 싶은 그런 맛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잔치국수를 먹어보겠습니다. 우선 국물의 냄새를 맡아보니 제가 지나며 맡았던 냄새는 멸치 육수를 끓이는 냄새가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입 또 먹어보았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4,000원 값어치는 충분히 합니다. 다만 제가 잔치국수에 유부를 넣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지라 비빔국수 만큼의 감흥은 오지 않더군요. 저는 잔치국수에 유부가 들어가면 유부를 튀겼을 때의 기름이 섞이어 육수의 맛을 가린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본질이 흐려지는 그런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이는 제 입맛 떄문인 것이지 이 음식에 흠이 있다는 소리는 아니고 아주 맛있게 후루룩 넘겼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잔치국수를 좋아하고 유부로 인해 맛이 무너졌다 생각했던 잔치국수도 여럿 먹어봤습니다. 그때는 먹으면서도 남기면 아까우니 그냥 먹었는데 이번엔 아주 맛있게 흡입을 했답니다. 그만큼 이 집 음식이 맛이 있다는 표현을 하기 위해서 제 입맛에 빗대어 표현을 한 것이니 이해하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한 생각은 감추고 '아주 맛있었답니다~' 하는 식의 표현은 글을 쓰는 저와 보는 여러분께도 도움이 되지 않을테니 말이죠.





그렇게 맛나게 국수를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면 삶은 것이 조금 남았는데 모자라면 더 주신다고 하시더군요. 국수 좋아하는 제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주시면 감사히 먹겠다 부탁을 드렸습니다.


이 때 까지만 해도... '아마 면을 기존에 먹던 국수에 조금 더 담아 주시겠지?' 생각했는데 사진과 같이 새로운 그릇에 말아주시더군요! 아까는 '조금' 남은 면을 준다 하셨는데 이건 1인분 만큼의 양을 그냥 주셨답니다. 양도 양이지만 사징님의 푸근한 정이 따스한 국물과 푸짐한 면발을 통해서 전달이 되더군요.






그래서 두 그릇 모두 뚝딱 해치웠습니다! 밥 두 공기 먹으라면 낑낑대고 간신히 먹을텐데 국수는 금새 사라지네요. 그만큼 맛있는 국수를 만나보았습니다.



정리하자면 두 국수 모두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맛이 장점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잔치국수에 유부를 넣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비빔국수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다른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근처 지날 일이 있거든 한번 들러보세요. 다른 음식점 같이 화려하고 다채로운 맛은 아니지만 시골 할머니집에서 먹는 음식같이 푸근하고 정갈한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다면 시장 특유의 정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답니다.



상호 : 횡성잔치국수

전화 : 033-343-8944

주소 : 강원 횡성군 횡성읍 읍상서로 9-13 (횡성시장 안에 들어가면 금새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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